"삼성 멘토와 동고동락"…日 넘은 상생 1호 기업의 변신 [세바기2.0]

김민수 기자

입력 2020-07-30 17:41  

    [세상을바꾸는기업들 2.0]은 우리가 사는 세상의 변화에 앞장 선 기업들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이제 기업들의 사회공헌은 단순한 기부에서 벗어나 우리 사회와 호흡하는 상생으로 변모하고 있습니다. 티는 나지 않지만 묵묵히 세상의 희망을 만드는 기업들의 속깊은 이야기. 세바기 2.0입니다.

    경기도 김포에 있는 감속기 전문기업 에스비비테크.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로봇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정밀제어용 감속기 국산화에 성공했습니다.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하던 핵심부품을 개발하면서,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직후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회사를 찾기도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그런 노력의 결실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정밀제어용 감속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해 로봇부품 자립화의 기반을 만들었고, 우리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아주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 에스비비테크 방문 2019.8.8

    대통령까지 나서 칭찬한 기술을 개발했지만 그 다음이 막막했습니다. 작은 중소기업이다 보니 제대로 된 테스트도, 일본산이 득세한 시장에서 판로를 뚫기도 쉽지 않았습니다.

    이 중소기업의 운명은 이후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멘토들을 만나면서 360도 뒤바뀝니다.

    지난해 9월 삼성전자에서 온 16명의 멘토는 공장의 바닥부터 천장까지, 에스비비테크의 모든 것들을 바꾸기 시작합니다. 5명은 아예 에스비비테크에 상주하면서, 작업 동선은 물론 부품 관리 방법까지 세계 최고 제조기업 삼성의 노하우를 전수했습니다.

    <인터뷰: 최문배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위원> "제가 2019년 9월에 방문을 해서 현장을 보고 나서 과연 이 공장에서 생산성이 나올까 좋은 품질이 나올까 이런 의구심이 있었다. 그래서 저희 혁신전문가 16명이 5개월간 투입돼서 약 150여가지 과제를 발굴해서 개선을 했다."

    단 5개월의 변신으로 에스비비테크 직원들은 놀라운 경험을 합니다. 생산성은 43% 늘었고 작업자들의 동선은 90%나 짧아졌습니다.

    <인터뷰: 신현석 에스비비테크 과장> "작업자 동선이 가장 크게 변했다. 기존에는 여기저기 왔다갔다 했다면 지금은 한자리에서 순서대로 착착 흘러갈 수 있게 변했다. 그리고 설비 배치도 크게 변경됐다. 기존에는 작업자 여러명이 붙어서 여려대를 돌렸다면 지금은 한명의 작업자가 여러 대의 설비를 동시에 돌릴 수 있게끔 변경이 됐다.

    공장을 스마트하게 바꾸고 감속기 품질까지 높였지만, 문제는 판로였습니다. 일본산이 장악한 로봇용 감속기 시장은 품질에 대한 신뢰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납품실적이 전혀 없는 중소기업은 물건을 만들고도 팔 곳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인터뷰: 송성수 삼성전자 파트너지원센터 위원> "스마트공장을 통해 품질이나 기술력을 많이 올렸다치더라도 결국은 그 기업이 지속성장하기 위해서는 판로와 연결이 돼야 하는데, 저희 기업들이 영업활동이나 판로에 많은 애로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삼성에서는 컨설팅을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지원을 하고 있다)"

    가장 큰 난제도 삼성이 나서자 일사천리로 해결됩니다. 삼성전자는 아예 판로개척을 위한 전담조직을 만들어 삼성전자 협력사는 물론 외국계 기업에도 SBB테크 제품을 알렸습니다. 그 결과, 에스비비테크는 삼성전자 협력사 2곳에 납품을 시작했고 또 1곳과 협상을 진행중입니다.

    <인터뷰: 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 "감속기는 신뢰성이 가장 우선된다. 신뢰성에 대한 트랙 레코드가 없으면 사실 판매가 힘들다. 어디에 적용했고 어떤 실적이 있는지 따지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삼성 스마트공장 혁신사업을 하면서 판로개척의 일환으로 삼성 관련 협력업체들 판로를 연결시켜줬다. 어떻게 보면 그냥 접근했다면 아무래도 더 힘든 과정을 거치고 더 많은 시간을 투입했겠죠."

    에스비비테크를 탈바꿈시킨 삼성 멘토들은 오는 10월부터 2번째 멘토링 들어갑니다. 단순한 애프터서비스가 아니라, 이번에는 에스비비테크에 부품을 납품하는 소기업이나 협력사들까지 주변 생태계 전부를 스마트하게 바꾸는 혁신이 시작됩니다.

    <인터뷰: 최문배 삼성전자 스마트공장지원센터 위원> "SBB테크가 모기업이라고 하면 여기에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들이 있다. 그 협력사들이 같이 개선되지 않으면 경쟁력이 더 떨어진다. 협력사도 개선해서 좋은 부품을 만들어야만 여기서 조립해서 SBB테크 감속기 제품이 경쟁력이 있는 거죠."

    삼성은 지난해 '함께 가요 미래로'라는 동행의 의미를 담은 새로운 사회공헌 비전을 세우고, 특별히 중소기업과의 상생에 힘쓰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삼성전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발표하는 동반성장지수에서 유일하게 8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습니다.

    <인터뷰: 김순철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사무총장> "삼성전자가 협력사 뿐만 아니라 비협력사를 대상으로도 스마트공장 구축과 관련해 컨설팅을 통해서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증가하도록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이런 지원은 국가적으로 우리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더 나아서는 균형발전, 동반성장을 이루는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삼성을 만난 한 중소기업의 변신은 기업의 새로운 사회공헌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중소기업의 변화는 단순히 기업을 넘어, 그 지역과 나아가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는 토양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류재완 에스비비테크 대표> "기술 개발에만 치중하다 보니까 이것을 양산으로 연결시키고 품질을 균일하게 만들어내는 부분에서 약했다. 삼성 멘토들이 저희 회사에 상주하면서, 멘토들의 지원을 많이 받아서 저희들 생각을 많이 바꾸게 됐다. 만일 다른 중소기업들도 (스마트공장 혁신을) 한다면 그런 부분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한국경제TV 김민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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