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재완 SBB테크 대표이사가 29일 MTN 투자설명회에서 기업 설명을 하고 있다. / 사진=MTN문재인 대통령이 점찍은 기업, SBB테크(에스비비테크)가 국산화에 성공한 ‘정밀 감속기’ 양산을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할 전망이다. 이를 토대로 코스닥 시장 상장에도 나선다. 장기적으로는 매출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자동차 생산 공정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류재완 SBB테크 대표이사는 30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첨단기술 국산화! 소·부·장 강소기업!’ 머니투데이방송(MTN) 투자설명회에서 “SBB테크는 수 십 년 전, 당시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던 볼펜용 ‘볼’의 첫 국산화에 성공해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최근 국산화에 성공한 ‘정밀 감속기’로 글로벌 탑(TOP) 3에 들어가는 ‘감속기’ 회사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00년 설립된 SBB테크는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볼·베어링 전문 기업이다. 크게 특수 산업환경에서 사용되는 ‘특수 베어링’과 다양한 산업의 생산공정 장비에 사용되는 ‘정밀 감속기’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특히 SBB테크가 주목 받게 된 계기는 반도체, LCD 등 생산공정에 사용되는 자동화 로봇의 핵심 부품인 ‘정밀 감속기’ 국산화에 성공하면서다. 연구개발(R&D)에만 총 17년이 걸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8월 경기도 김포시 SBB테크 본사를 방문해 첨단부품 국산화 성공을 격려하면서 더 유명해졌다.
‘정밀 감속기’는 산업용 로봇을 만들 때 필요한 핵심 부품 중 하나다. 예컨대 생산 로봇의 팔은 기본적으로 모터의 출력으로 움직이게 되는데, 정밀한 생산이 필요한 만큼 로봇 팔의 이동 속도를 제어할 필요가 있다. 이 때 사용되는 게 ‘정밀 감속기’다.
‘정밀 감속기’는 현재 일본의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이라는 회사가 독점하고 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이 70%을 넘는다. ‘정밀 감속기’가 ‘하모닉 감속기’라는 고유 명사로 불릴 정도다.
류 대표는 “’정밀 감속기’는 일본 의존도가 90%에 이르는 제품으로 일본 기업이 국내 공급을 중단하면 국내 자동화 로봇 산업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SBB테크 같은 회사가 성장해서 대안으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국산화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SBB테크는 일본 하모닉드라이브시스템을 넘어설 수 있는 경쟁력으로 ‘가격’과 ‘맞춤형 납품’을 제시했다. 특히 ‘정밀 감속기’는 로봇 생산설비 원가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품이라 가격 경쟁력이 고객사 확보에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꼽힌다.
류 대표는 “일본에 비해 가격이 50% 저렴해도 충분한 마진 확보가 가능하다”며 “뿐만 아니라 일본 회사의 경우 특수 형태로 제작이 필요한 ‘정밀 감속기’ 제작을 안 해주는데, SBB테크는 고객사의 요청에 맞춰 생산을 진행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 성장전략으로는 자동차 생산 공정에 ‘정밀 감속기’를 공급하는 걸 목표로 제시했다. 류 대표는 “예상보다 수요가 크게 늘지 않는 협동로봇보다 자동차 공정에 정밀 감속기를 공급하게 되면 수량이 상당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 부품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성장 전략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코스닥 시장 상장 계획도 밝혔다. 류 대표는 “이르면 올해 안에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평가를 통과하고, 내년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허윤영 머니투데이방송 MTN 기자